日빨래방 수요 급팽창···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자료=일본후생노동성 ⓒ프레스맨

매년 700개씩 늘어···2017년 2만개 점포 육박할 듯

시대의 흐름일까. 일본에서 빨래방(코인라운드리)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효율적인 가사분담을 원하는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싸지만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의류가 늘어난 것이 빨래방의 인기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맞아 새롭고 손쉬운 투자방식으로 빨래방이 주목받으며 편의점과 같은 프랜차이즈방식의 빨래방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빨래방은 약 1만 9000개 점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일본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코인오퍼레이션클리닝영업시설에 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1만 6693개로 4년전인 2009년 1만3746개에 비해 2947개가 늘어났다. 연평균 736개씩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경에는 2만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빨래방 주 이용층도 과거 1인 가구에서 주부와 맞벌이 가정으로 대폭 확대됐다. 세탁기 보급률은 100%에 가깝지만 육아와 가사 노동의 효율성을 따질 때 빨래방을 이용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빨래방에서는 600~800엔에 세탁할 수 있고, 100엔 정도를 더 내면 건조 작업까지 마칠 수 있다. 

이같은 시장환경의 변화에 때문일까. 과거에는 중소·영세기업들의 지역 밀착형 사업이었지만 지난해 11월에 도쿄증권거래소 마더스에 상장된 'WASH하우스'와 '만마차오'의 엠아이에스' 등 대기업들이 프랜차이츠 방식을 도입해 전국으로 세력을 펼치고 있다.

이용료는 세탁물의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각사 모두 약 600~1000엔(건조제외) 정도다. 빨래방의 기본적인 컨셉은 같지만, 각사 나름대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16년에 100개 점포를 신규로 오픈한 'WASH하우스(2016년 12월말 기준 386개 점포)'는 큐슈, 오오사카, 도쿄 등 진출지역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점포수는 400개에 육박한다. 특히 점포수의 90% 이상이 위치한 큐슈지역에서는 편의점의 출점수에 이어 가장 많은 출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특징은 철저한 운영효율화다. 매출 및 재고, 노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무인이지만 매장을 24시간·365일 관리하며 기계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도 원격조작이 가능하다. WASH하우스는 이같은 효율적인 무인시스템을 무기로 올해에는 전년보다 50%가까이 신규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빨래방에 '접객'의 개념을 도입한 '라운드리데보(2016년 10월말 기준 196개 점포)'의 약진도 눈에 띈다.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타업체와 마찬가지이지만, 하루 중 3시간은 반드시 직원이 상주시켜 청결함을 유지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소에 관한 사내자격시험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직영점 중심 이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해 출점속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후지타카의 '화이트피어(2016년 12월말  233개 점포)'도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기존 소유주에게도 브랜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세탁과 건조가 한번에 완료되는 건조 겸용세탁기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1회당 이용료는 1200엔정도로 타업체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건조를 위해 다시한번 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용객을 위해 세탁시간 단축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만마차오(2016년 9월말 기준 268개 점포)'는 자체 연구개발한 세제를 투입해 통상적으로 30분 정도 걸리는 세탁·탈수를 19분만에 끝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만마차오는 동일본여객철도(JR동일본)의 '수이카'와 세븐앤아이홀딩스의 '나나코' 등 전자화폐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때는 점포내의 환전기에서 이용료를 반환받을 수 있다. 

이들 4개 업체 이외에도 관서지역 기반 '노무라클리닝'이나 관동지역 기반의 '점보라운드리후와후와' 등 100개 점포 미만의 지방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점포망 확대에 적극나서고 있다.

이들 빨래방의 경쟁모습은 예전 편의점이나 외식프랜차이즈업체의 성장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시장 성장기에는 신규출점의 속도가 빠른 만큼, 서비스도 점차 개선돼 갈 것으로 전망된다.

WASH하우스에 따르면 반경 2킬로미터내 가구의 빨래방 이용율은 2002년 전국평균 3%에서 현재 약 10%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수년안에 빨래방 수는 6만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인구감소로 극심한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로인해 특히 주부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빨래방 수요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빨래방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도 각광 받고 있다. 그동안에는 아파트나 주택 임대가 투자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땅값이 상승하면서 초기 투자 비용도 덩달아 상승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실 관리 등에도 시간이 든다는 게 단점으로 떠올랐다.

반면 빨래방은 비교적 품이 덜 드는 데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잡으로 활용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 한 이후에는 금융권의 대출도 용이해져 빨래방 사업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희망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만마차오에 따르면 지난해 오픈한 100개 매장 중 30%이상은 직장인이 경영하는 매장이다. 개중에는 다수의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빨래방 상권은 교외지역의 경우 반경 2킬로미터, 도시지역의 경우 500~700미터다. 교외지역에 위치한 대형 빨래방의 경우 토지를 대여해 건물을 신축할 경우 3000만엔~4000만엔 정도의 출점비용이 든다. 도심부의 경우, 점포면적이 30평방미터인 소점포는 대략 1800만엔 전후다. 

투자회수기간은 일반적으로 5년에서 7년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만 업계는 투자회수에만 급급해 저비용만 고집하면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져 업계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적정수준의 투자금을 제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WASH하우스의 경우 월 5만4000엔이다.

빨래방 시장은 아직 성장초입인데다 대내외적인 시장환경도 빨래방 성장에 매우 우호적인 것이 틀림없다. 빨래방이 일본에서 편의점에 뒤이어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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