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한국 피해 일본 취업 준비생 급증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요즘 학원가에 ‘일본어 붐’이 일고 있다. 기존 중국어 강좌는 사드 여파 등으로 줄어들고 일본어 강좌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본어 강사로 있는 오모씨(38, 고양시)는 “올해 박사 논문 마무리도 해야 해서 수업 시간수를 줄이려고 학원 측에 말했으나 오히려 시간수를 늘려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잠을 줄여서 논문을 완성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학원가를 중심으로 일본어 강좌 붐이 일고 있는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일본에서는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의 장기화로 구인난이 심각하고 반대로 한국에서는 취직이 너무 어려워 한국을 벗어나 일본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취업준비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각한 일손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먼저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앞을 다퉈 채용을 확정짓기 때문에 내년도 봄 졸업예정자의 내정 및 내내정 비율이 63.4%나 되어 전년도보다 8.5% 증가되었다. 졸업하기도 전에 2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형태이니 100여장의 이력서를 제출하고도 서류전형에 번번이 떨어져 면접 한번 보기도 힘든 우리나라 졸업생들에게는 꿈만 같은 현실인 셈이다. 졸업하기가 겁나 1학기 남겨두고 졸업을 미루는 기현상에 혼졸(혼자 졸업하는 것)하는 대학졸업식 풍경도 놀라운 현상이 아니다.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199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진입하였다. 전체인구 또한 2009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들어서면서 2016년 10월말 현재 재일(在日) 외국인 근로자가 108만명, 그중 한국인은 4만8천명에 이른다. 외국인 근로자중 전문직 근로자는 200,994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8%를 차지하며 한국인은 18,382명으로 그중 9.1%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전문직 부문에서 한국인의 일본 취업 잠재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에서 취업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보도에 따르면 ‘어학 능력이나 적응력이 뛰어난 한국인 학생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유학생의 경우도 국내 취업을 포기하고 일본에서 취직하고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박모씨(28, 도쿄)도 일본은행에 취업 후 휴직하고 한국에 들어와 의경으로 복무, 군 문제를 해결하였다. “군 문제가 걸려 고민이 많았는데 군 복무기간 동안 휴직처리를 해주어서 군 복무 후 재복직하게 되었어요. 여동생(25) 역시 졸업 후 일본에서 취업했다”고 말한다.

부모님도 한국에 계시고 하니 한국에 들어와 취직을 하려 노력했으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일본에서 취업한 경우다. 일본 기업에서도 2년 동안 휴직처리를 해주면서까지 인재를 확보하려고 한 셈이니 서로 윈윈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Soft Engineer Society는 지난 16년간 SW 인재 총 1,319명의 일본 취업을 알선하였고 무역협회와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대졸 대상 ICT와 일본어 교육 후 일본취업 알선을 진행하고 있다.

좁은 대한민국에서만 취직하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시야를 세계로, 가까운 일본으로 넓힌다면 의외로 기회는 더 많은지도 모른다. 아니 많다. 시련과 고통이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고 도약과 발전의 황금 기회일지 모르니 시대 흐름을 잘 파악해 필요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충분히 공부하고 찾아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면 줄줄이 떨어진 이력서에 고마워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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