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청, 풍적법시행규칙 개정 시도···방출량 규제 강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IR정비추진법안 통과···도박의존증 등 부작용 여론 비등

일본내 카지노 합법화의 첫발을 뗀 '카지노 중심 복합형 리조트 시설(Integrated Resort·IR) 정비추진법안(이하 카지노 해금법안)’이 일본 빠칭코 업계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형국이다.

카지노 해금법안이 통과된 후 일본내에서 도박 의존증 등 부작용을 염려하는 여론이 비등하자, 일본 정부가 도박중독 예방·치유활동의 일환으로 빠칭코 칩(구슬) 방출량 규제 강화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찰청은 지난달 11일 빠칭코나 빠치슬로의 구슬 방출기능에 관한 규칙을 담고 있는 '풍속영업적정화법(이하 풍적법)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현행의 3분 2수준으로 방출량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는 9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일반 의견을 청취한 후 내년 2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빠칭코 잭팟 시 방출되는 구슬의 최대량은 현재 1회당 2400개 이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1500개로 줄어든다. 빠칭코 구슬 1개당 4엔으로 대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등가교환으로 환산하면 1회 잭팟 금액이 9600엔에서 6000엔 상당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이는 빠칭코 뿐만 아니라 빠치슬로에도 동등하게 적용된다. 

이번 개정안에서 주목할 점은 방출량의 감소보다 사행성 억제 측면이다. 방출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방출량의 다소(多少) 폭이 크지 않다는 뜻으로 빠칭코로 많이 벌거나 크게 잃을 가능성을 낮추게 된다. 사행성 즉, 도박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경찰청은 표준적인 유기(遊技)시간을 4시간으로 설정하고 4시간 유기로 획득할 수 있는 구슬량을 발사한 구슬의 1.5배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또 '1시간 유기로 2.2배 미만', '10시간 유기로 1.33배(3분의 4) 미만'으로 정했다. 현행 '풍적법시행규칙'에서는 '1시간에 3배 미만', '10시간에 2배 미만'으로 정해져 있어 개정안이 상당히 강화된 규제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현행보다 얼마나 방출량이 줄어드는 것일까. 세세한 방출기능은 논외로 두고 이번 개정안이 정한 수치에 근거해 추정해보면 먼저, 빠칭코는 1분간에 100개의 구슬이 발사된다. 이를 4시간 연속 한다고 가정하면 합계 2만 4000개의 구슬이 발사되는 셈이다. 최대 방출량이 1.5배면 3만6000개이므로, 이중 발사된 구슬을 빼고 나면 1만 2000개의 구슬이 남게 된다. 

이를 1개 4엔으로 계산하면 4만 8000엔 즉, 4시간 연속했다면 최대 4만8000엔 상당을 교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최대 방출량 1.5배라고 하더라도 매우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곤 최대방출량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최초의 잭팟이 터지기까지 1~2만엔 정도는 흔히 사용하는 액수이므로 투자된 금액 대비 실제 수익은 매우 낮아지게 된다.

또한 1시간 유기한 경우와 10시간 유기했을때의 최대 방출량은 어떠한지 현행규칙과 개정안을 비교해 추정해보면,

[1 시간 유기한 경우]

①현행 규칙 
최대 방출량: 1만8000개
발사 구슬량:     6000개
-------------------------
차이          1만2000개(4만8000엔 상당)

②개정안 
최대 방출량: 1만3200개
발사 구슬량:     6000개
-------------------------
차이               7200개(2만8800엔 상당)

[10시간 유기한 경우]

①현행 규칙 
최대 방출량: 12만개
발사 구슬량:  6만개
----------------------
차이            6만개(24만엔 상당)

②개정안 
최대 방출량: 8만개
발사 구슬량: 6만개
--------------------
차이          2만개(8만엔 상당)

위에서 보듯 최대 방출량은 현행보다 3분의 2정도 줄어드는 반면, 얻게 되는 수익 차이는 많게는 3배 정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현행 규칙에서는 하루에 10만엔 정도 따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개정 이후에는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경찰청이 1회 유기로 최대 5만엔 정도의 구슬 밖에는 얻을 수 없는 유기 기종만을 인정할 방침인 만큼, 앞으로 빠칭코로는 아무리 운이 좋아도 하루 5만엔 이상 돈을 딸 수는 없게 될 전망이다. 이것은 빠치슬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현재 빠칭코·빠치슬로 업계는 방출량의 다소가 현저한 기종 즉,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기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같은 기종은 빠칭코 매장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돼, 사행성이 높은 기종을 선호하던 고객들은 점차 빠칭코를 멀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카지노 해금법안 통과 후, 일본의 도박중독 예방·치유활동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는 '풍적법시행규칙' 개정이 일본에 만연된 도박 의존증을 낮출 수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빠칭코 업계를 사느냐 죽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내몬 것만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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