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보다 아빠가 읽어줄 때 더 효과적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밥상머리교육이란 말이 있다. 식구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시간에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혜들을 자연스레 습득하게 하는 것이다. 밥을 먹는 예절, 밥을 대하는 태도, 밥풀을 흘려서는 안 되는 이유, 밥상공동체의 중요성, 반찬투정 대신 골고루 음식을 섭취해야 되는 이유, 하루일과에 대한 공유 또는 나눔 등이 밥상머리에서 공유되고 습득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어려운 이야기다. 밥상에 둘러앉아 모이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식구들이 다함께 모여 식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 집은 아침은 꼭 함께 해요’ 하는 집도 있긴 하나 대체로 어려워 ‘한 달에 한번 가족끼리 외식하기’ ‘한 달에 한번 저녁 같이 먹기’를 시도하는 집들도 있다.

언제부터인지 ‘함께’ 보다는 ‘혼자’가 익숙한 사회가 되었다. 가족의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해 무너지고 있는 양상이다.

밥상머리교육과 비슷한 개념으로 유대인들의 교육법으로 알려진 bedtime story로 우리말로 하면 베갯머리교육쯤 되겠다. 말 그대로 잠들기 전 부모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인데 단순해 보이지만 매일 실천하기 만만치 않다. 영국부모들은 ‘bedtime story’를 가장 필요한 교육법으로 꼽는다.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K.롤링도 어렸을 적 베드타임스토리를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소설 해리포터 창작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독서교육의 원천이 되고 있는 베드타임 스토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주체가 엄마 보다는 아빠일 때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는 몇 년 전 아빠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나 창의력 향상에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는 주인공의 감정에 치중해 설명하는 반면 아빠는 동화 속 이야기에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좀 더 적절한 상황을 대입해서 읽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아빠는 엄마에 비해 내용이나 단어를 조금씩 바꿔가며 재미있게 웃기고 과장해서 읽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책읽기가 따분한 것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습득하게 된다.

또한 책을 읽어줄 때 자녀에게도 긍정적이지만 아빠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근 영국 에섹스 대학에서 아빠가 책을 읽어줄 때 신체변화를 조사한 결과 근육긴장이 평안해지고 심박 수가 줄어들면서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도 감소하고 자녀의 정서안정과 독서교육에도 효과가 좋은 베드타임 스토리. 하루 10-20분 투자로 특히 아빠가 책을 읽어줄 때 효과가 극대화되어진다니 오늘 당장 아빠들은 실천하고 볼 일이다.

밥상머리든 침대머리든 시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밥을 나누는 것 등이 중요하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면 굳이 독서교육의 중요성이나 밥상예절을 따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 아주 편안한 일상의 하나로 습관화되어져 있을 테니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매일 책 읽고 이야기 하고 놀아주는데 삐뚤어지는 자식은 없다. 체험을 통해 지식을 쌓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활자가 쓰인 종이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뇌를 두드리고 사용해서 좀 더 넓고 확장된 사고로 세상을 꿰뚫어보고 한 발짝 나아가는 풍요로운 삶은 베갯머리 속 교육으로부터 출발이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자식에게 물려줄 자산은 잠들기 전 책 읽어주는 20분이 고작이지만 그 어떤 유산 상속 보다도 큰 유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잠시 내려놓고 하루 20분만 베드타임 스토리를 실행하자. 아이가 책 속에서 상상의 날개를 맘껏 펴고 날아다니다 평화롭게 잠드는 모습 그 속에 우리의 밝은 미래가 있다. 거기에 조앤 K. 롤링이 있고 스티브 잡스가 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데미안 허스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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