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김생민의 영수증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사회초년생으로 막 취업해서 월급을 받은 한모씨(26, 방학동). 첫 달은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등 식구들 용돈과 친구들에게 한턱내고 나니 생활비도 빠듯했다. 둘째 달부터는 저축도 하고 연금, 보험 등에 나누어 투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적은 돈을 알뜰하게 모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누군가 전문가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싶다.

# 월급 타면 이번 달부터는 저축도 좀 하고 그래야지 싶은데 한 달간 쓴 카드요금 빠져나가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하기 바쁘다는 류모씨(28, 방배동). 운동을 좋아해서 PT 좀 받고 친구 좋아해서 술자리 좀 갖고 하는 게 전부인데 모이는 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독립해서 1인 가구를 꾸리다보면 부양가족 없어도 저축할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돈 좀 모으면 여행이라도 한번 훌쩍 떠나고, 인스타에 올라오는 맛집 탐방도 해보고, 명품 핸드백이라도 하나쯤 장만해야 하니 씀씀이를 줄이고 싶어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 밑바탕에는 ‘한번 사는 인생인데 지지리 궁상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소비 지향적’ 마음도 자리 잡고 있음이 사실이다. 이러한 요즘 시대에 ‘돈은 안 쓰는 것이다’를 주장하는 ‘찌질이 궁상남’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통장요정이라 불리는 사나이 김생민이 신선한 충격의 아이콘으로 핫 하게 뜨고 있다. 소비를 ‘스투핏’이라 부르짖으며 안 써도 되는 돈을 쓰는 것은 그야말로 ‘인생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다.

김생민이 스투핏을 외치는 모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한 달 동안의 입출금 내역을 의뢰하면 그 자리에서 분석, 어떻게 해야 빨리 돈을 모을 수 있을지를 코치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영수증 분석하며 넘치는 지출 내역에서 스투핏을 외쳐주는 것이 포인트. 거기에서 한마디씩 덧붙이는 내용들이 김생민 어록으로 뜨면서 밑줄 쫙 별표 두 개로 핫 하게 인터넷에 생중계 되다시피 돌아다닌다.

이처럼 김생민의 ‘스투핏’이 와 닿는 이유는 실제로 김생민이 알뜰살뜰한 재태크로 잘 살고 있는 모습(도곡동 타워팰리스 거주)을 보여주면서, 자린고비이지만 ‘인색함’이 아니라 ‘알뜰함’으로 모으고 사람 된 도리를 위한 지출에는 아낌없이 썼기 때문에 그의 ‘스투핏’이 설득력을 가지면서 ‘스투핏’이 아니라 ‘그뤠잇’으로 사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 시대에 알맞은 재태크를 위해서는 일단 종자돈이 있어야 하는데 종자돈 모으기 제일 좋은 방법은 일단 안 쓰는 것이 최상이기 때문이다. ‘소비가 미덕’인 세상에서 안 쓰려다 보면 ‘찌질하다 궁상맞다 짠돌이 자린고비’ 등등 주위의 차가운 시선쯤 아랑곳하지 않을 베짱이 있어야 한다.

종자돈이 모여야 그 다음 자본을 굴릴 수 있는 방법이 서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일 경우 3년간은 초 절약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정말 써야 할 때 안 쓰는 것이 아닌 줄줄이 세는 소비만을 막아보자는 말이다.

다이어트 한다고 비싼 한약이나 다이어트 약을 사면서 맛집 탐방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따라 먹는 등 이율배반적인 행동만 하지 않아도 모을 수 있는 돈은 있는 법이다.

인생목표에 대한 절실함을 가지고 3년 정도는 종자돈을 모은 다음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한 달 지출내역 뻔해서 가계부를 안 쓴지 오래 되었다는 주부 김모씨(51, 하계동)는 “다시 써 보자 결심했어요. 작은 돈이라도 모아 아이들 결혼식 때 축하금만이라도 챙길 수 있으면 참 좋을 듯합니다. 손주들 간식거리라도 챙겨줄 돈은 될 거 같아요.”라며 티끌 모아 태산은 안 되겠지만 보람찰 거 같다고 말한다.

사회초년생도 중년도 노년도 절약해서 돈을 모으는 것은 ‘스투핏’이 아니라 ‘그뤠잇’인 셈이다. 하루에 천 원씩만이라도 쓸데없이 지출하는 것에서 스투핏을 외치고 스스로 저금통에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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