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직장인들이 출근시간에 바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과 근무장소 선택을 직원들 자율에 맡겨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본 세븐일레븐 지주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HD)는 오는 3월부터 그룹사 소속 직원 30%에 약간 못미치는 약 1만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시행한다. 히타치 제작소도 자택이나 외근장소 주변에서 가까운 '공유사무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출퇴근 시간과 근무장소 선택을 자율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세븐앤아이의 시차출근제는 오전 8시, 9시, 10시 중 한가지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1일 근무시간은 7시간 45분으로 종전과 같지만, 일주일간의 출근시간 계획을 사전에 제출하면 육아 등 개인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정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직원 약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한 결과, 정시가 아닌 오전 8시와 오전 10시를 선택한 직원들의 초과근무가 20~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에 고객과의 미팅이 있는 경우에도 출근시간을 늦출 수 있어 잔업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직장 동료와 자연스레 근무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만큼 전사적인 차원에서 잔업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세븐앤아이는 오는 3월부터 그룹사 약 500명의 직원을 시작으로, 4월 이후에는 세븐일레븐재팬 소속 약 9000명의 직원으로 대상을 넓혀 시차출근제를 본격 실시한다.

시차출근제를 일치감치 도입했던 손해보험사 재팬니혼고아에서는 시행 초기였던 2년 전에 비해 70%정도 많은 2100여 명이 시차출근제를 이용하고 있고, 회사 전체의 근무시간도 연간 1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시차출근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지하철 출퇴근 혼잡이나 이에 따른 출발 지연사태 등도 완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가용 통근이 많은 지방지역에서는 정체 현상이 줄어드는 등 물류를 포함,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총무성의 사회생활기본조사에 따르면 평일 출퇴근 시간은 평균 1시간 17분으로 유럽 각국에 비해 50% 이상 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자택이나 외근장소 주변에 가까운 공유사무실을 운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히타치는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하나로 2016년 가을 이후 그룹 사원만이 이용 가능한 '위성사무실'을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 8개 거점에 걸쳐 300석을 자부담으로 설치해 왔다. 이번에 사원 주거지에 가까운 곳에 공유사무실 거점을 늘리면서 좌석도 총 900석으로 대폭 늘렸다.

코니카 미놀타도 외근이 많은 영업사원을 위해 귀사의 수고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위성사무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도쿄도도 정부와 철도회사 등과 연계해 시차출근제 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약 1000개사를 참가시킬 계획이다. 일본정부도 장시간노동 근절 등 일하는 방식 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획일적인 근무스타일 개선과 생산성 향상 노력은 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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