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부회장, RSU도입 탓에 환갑 되야 겨우 한화 지분 1% 확보 가능 ···경영권 승계 영향 극히 미미

A임원은 10년 후인 2034년 주식 500주(50%)와 나머지 500주에 해당하는 현금(50%)을 수령하게 된다. 단, 중대한 손실에 대한 책임 여부 등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지급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과 현금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이유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장치이다. 주식만 100% 지급하게 될 경우 주식 수령 시기에 발생하는 종합소득세 납부 등을 위해 임직원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게 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시스템으로 보완해 시장에 일시에 대량의 주식이 매도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픽=김승종 기자)
A임원은 10년 후인 2034년 주식 500주(50%)와 나머지 500주에 해당하는 현금(50%)을 수령하게 된다. 단, 중대한 손실에 대한 책임 여부 등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지급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과 현금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이유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장치이다. 주식만 100% 지급하게 될 경우 주식 수령 시기에 발생하는 종합소득세 납부 등을 위해 임직원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게 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시스템으로 보완해 시장에 일시에 대량의 주식이 매도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픽=김승종 기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이 기업이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주식보상 방식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RSU는 이미 미국에서 오래전부터 활용돼왔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은 모두 RSU를 성과보상 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은 1990년대 미국 IT 기업들이 도입한 ‘스톡옵션’이 그 시작이다. RSU 제도는 ‘스톡옵션’ 제도가 전문경영인이나 핵심경영진들이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받은 주식을 대량 매도한 뒤 회사를 떠나는 이른바 ‘먹튀’ 현상에 대한 반성으로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최초 도입한 후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상장사 31.3%가 RSU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등 ‘글로벌 스탠더드’ 성과 보상 제도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한화가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계열사 임원에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던 것을 내년부터 전계열사 팀장급 직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SU는 연말연초에 현금으로 주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을 주는 장기 성과보상 제도다. 한화의 경우 5년에서 최대 10년간 이연해 지급한다. 임직원의 장기적인 경영 참여를 유도하고 미래의 성과 창출까지 고려해 부여하기 때문에 연초 보직 부임시 지급을 약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RSU의 장점은 임직원의 지속적인 성과 창출로 회사의 실적과 가치가 올라 주가가 오를 경우 실제 주식을 받게 될 시점의 보상 역시 주가와 연동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지급 받는 시점의 주가가 현재보다 떨어질 경우 보상 규모가 작아질 수도 있고, 임직원의 책임 여부 등에 따라 지급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과 법적 검토 등을 거친 뒤 임원은 순차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의 경우 현금 보상이나 RSU 보상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RSU 선택형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한화의 이러한 RSU 도입 배경에도 불구하고, RSU제도를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한화 측은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한화 측은 "RSU 제도에 따라 최초 부여시점부터 20년이 지난 시점(2040년)까지 김동관 부회장이 실제 취득하는 주식회사 한화의 주식은 1% 대에 불과하여 경영권 승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며 오히려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RSU 부여대상자에서 제외하고 단기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면서 매년 현금 상여를 지급하는 것이 대주주에 대한 특혜이자 다른 임직원들을 역차별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의 측면에서 본다면, 10년 동안 주식에 대한 배당을 받거나 다른 이익을 전혀 얻을 수 없는 RSU를 활용하기 보다는 기존 단기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현금 활용하여 지배구조 최상단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보다 많은 지분을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RSU 제도는 단기성과급(현금 상여제도)과 비교해 경영권 승계 측면에서는 오히려 불리하다는 것이다.

‘장기 성장’, ‘주주가치 제고’ 등 회사-주주-직원 모두에게 이점 많아

RSU는 일정 기간 이후에 보상이 발생하고 주가 상승에 따라 보상이 커지도록 설계된 성과급 제도다.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 성장’에 집중하면서 1~2년짜리 단기 성과가 아닌 5년에서 10년에 이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동기가 강화된다. 높은 성과급을 노리고 단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RSU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이다.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의 장기 발전에 기여하게 하여 지속 가능한 회사의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회사는 RSU 지급을 위해 자기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할 수밖에 없어 주가 부양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국내외 주주 등 투자자들에게도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 상장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솔루션 손명수 인사전략담당 임원은 “RSU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 보상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장래 가치에 따라 개인의 보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임직원-주주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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