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둔 스즈키 선수 “경기력 비판은 괜찮지만 인종 언급 멈춰달라”…뿌리깊은 축구계 인종차별 문제, 강경대응 목소리 커져

아시안컵 일본대표팀 골기퍼 스즈키 자이온 선수의 플레이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 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
아시안컵 일본대표팀 골기퍼 스즈키 자이온 선수의 플레이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 일본축구협회 홈페이지)

2024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친 경기력을 선보인 일본 선수에 대한 도를 넘는 비판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골기퍼인 스즈키 자이온 선수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이어지자 일본 축구계가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수준 높은 경기 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94위)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4대 2 역전승으로 장식하긴 했지만 예상 밖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이라크(63위)와의 경기에서도 1대 2로 덜미를 잡히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인도네시아(146위)와는 3대 1로 이겼지만 조별리그 3연승을 기록한 이라크에 밀려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대표팀에서 골기퍼를 맡고 있는 스즈키 자이온 선수를 향한 차별적인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대표팀 및 일본축구협회(JFA)가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24일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 예선 3차전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경기에서 스즈키 선수의 실수로 인한 실점이 나왔다. 스즈키 선수는 이라크전과 베트남전에서도 실수를 범해 상대팀에게 득점을 내주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에서 4점을 실점한 스즈키 선수에 대해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자신의 플레이를 맘껏 하면 된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전부 내 책임”이라고 옹호하며 24일 인도네시아전에도 스즈키 선수를 계속해서 선발 기용했다.

이에 대해 일부 축구팬들이 스즈키 선수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자 스즈키 선수는 22일 SNS를 통해 “차별적인 발언을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가나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스즈키 선수는 자신의 경기력을 비판하는 것은 괜찮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인종에 대한 언급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본 대표팀이 사태 파악에 나섰고, 모리야스 감독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차별적 발언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항의하겠다”고 표명했다. 일본축구협회 타시마 코조 회장도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우리의 소중한 선수인 스즈키가 인종 차별을 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부끄럽고 안타깝다. 스즈키가 온전히 집중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며, 다양성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이 토트넘과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에 대해 인종차별적 몸짓을 하고 있다. (사진: X 캡쳐)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이 토트넘과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에 대해 인종차별적 몸짓을 하고 있다. (사진: X 캡쳐)

한편 축구계의 인종차별 문제는 뿌리깊은 것으로, FIFA 및 유럽축구연맹(UEFA) 등은 ‘반차별’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축구협회도 차별 근절에 나서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타 플레이어인 손흥민 선수 역시 지난해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에서 한 팬에게 눈을 찢는 인종차별성 표현을 통해 인권을 침해받았다. 손흥민은 앞서도 수 차례 이러한 일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소속팀 토트넘의 강력한 대응을 통해 해당 팬은 3년간 축구장 출입금지 조치를 당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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