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팬들 오타니 타격 걱정, 사건 추이 주목...파장은 중학교 교과서에까지

                                             22일,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관여 문제를 보도한 아사히신문 기사 
                                             22일,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관여 문제를 보도한 아사히신문 기사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으로 구단에서 해고되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일본 열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미즈하라와 가족 이상의 관계를 이어온 오타니가 상처를 입진 않을지, 오타니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얼마만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오타니가 등장한 중학교 교과서 내용 수정까지 검토되는 등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갑작스런 미즈하라 통역사의 해고, 엇갈리는 진술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개막전인 2024 서울시리즈는 오타니의 깜짝 결혼 발표와 함께 축제분위기로 막을 올렸다. 공항에 도착한 오타니는 밝은 표정으로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개막 2연전이 끝난 후, 웃는 모습은커녕 오타니는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자 자취를 감췄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도박 스캔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불법 도박업자 매튜 보이어를 연방 수사당국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오타니의 이름으로 보이어의 관련 계좌에 거액의 돈이 송금된 자료를 찾아낸 것이다.

미즈하라는 보이어를 통해 스포츠 베팅을 한 것에 대해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약 40개 주에서는 스포츠 베팅이 합법이지만 캘리포니아 주에선 불법이다.

19일 미즈하라는 ESPN과의 통화에서 도박 빚 450만 달러(약 59억 원)를 오타니가 대신 갚아주기로 합의 한 후 송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미즈하라가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며 본인 컴퓨터에 직접 로그인 해 송금했다고 미즈하라는 주장했다.

미즈하라는 그러면서 “오타니는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나는 이것(캘리포니아 주에서 스포츠 베팅)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나는 힘들게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스포츠 베팅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ESPN이 오타니 측에 미즈하라의 주장을 확인하자, 오타니의 대변인은 20일 오타니의 법률 대리인과 연락을 취한 후 미즈하라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어 오타니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버크 브레틀러 LLP가 성명을 내고 “최근 언론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당국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그러자 미즈하라는 ESPN에 기존의 입장을 뒤집는 증언을 했다. 오타니는 자신의 도박 활동이나 부채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오타니는 송금을 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LA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오타니가 불법 도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미즈하라에게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직접 돈을 송금했는지, 혹은 불법인지 알지 못하고 그러한 도움을 줬는지, 그것도 아니면 미즈하라가 오타니 몰래 계좌를 열어 돈을 송금했는지 등 풀어야 할 의문이 가득한 상황이다.

 

일본팬들, 오타니 입을 타격 걱정…사건 추이 주목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공적인 관계를 떠나 그라운드 밖에서도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왔기에 일본 팬들의 충격은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다.

지난 21일,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네티즌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 “한결같은 강한 마음을 가진 오타니라도 이번 일은 큰 충격일 듯”, “개막전을 기분 좋게 치르고 2차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찬물을 끼얹는 소식”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 팬들 사이에서는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미즈하라가 급격히 야윈 모습으로 화면에 잡히자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니냐", "오타니 이적으로 미즈하라도 힘들었나 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2일에는 “오타니에게도 수사가 이뤄지는 건가” 등 사건의 추이를 주목하는 목소리가 눈에 띄고 있다.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으며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미국인 선수들을 위한 통역사로 일하며 오타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7년에 오타니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로 이적하면서 오타니의 개인 통역사를 맡게 됐고,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오타니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MLB 최고액인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80억원)의 조건으로 다저스로 팀을 옮길 때도 함께 이동했다. 이번 서울시리즈 일정에는 미즈하라 부부와 오타니 부부가 함께하는 사진도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파장은 중학교 교과서에까지

한편 이번 사건의 파장은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까지 미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즈하라에 대해 다룬 교과서 출판사도 있어 해당 출판사가 대응에 서두르고 있다.

미즈하라가 등장할 예정이었던 교과서는 ‘교육출판’의 중학교 3학년용 영어 교과서다.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거쳐 22일에 합격 판정을 받았다. 해당 교과서가 교육 현장에 실제 사용되는 것은 내년 봄부터다.

교과서에는 “People Who Support Success”, 즉 “성공을 도운 사람들”이라는 문장에서 미즈하라를 소개하고 있다. 교과서에는 등장인물들이 존경하는 인물을 서로 소개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 미즈하라의 사례가 등장한다.

통역 업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타니가 팀에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돕거나 사생활면에서도 뒷받침하는 등의 일화를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오타니와 함께 찍은 사진도 2장 게재되어 있다.

‘교육출판’의 담당자는 아사히신문에 미즈하라가 해고된 사실과 불법 도박에 관여한 정황이 보도된데 대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내용 변경을 포함해 검토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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